건강 노트 · 수면
수면 레이더, 직접 만들어 볼까 — ESP32와 mmWave 모듈 입문
앞선 글에서 60GHz 레이더가 비접촉으로 호흡·심박을 읽는 원리를 다뤘습니다. 시중의 완제품(Tuya 계열 등)은 2~4만 원대에 이 기술을 쓸 수 있게 해주지만, 뚜렷한 제약도 함께 옵니다. 손재주가 조금 있다면 같은 원리의 센서를 직접 만들어 그 제약을 벗어나는 길이 있습니다. 요즘의 DIY는 납땜 없이 보드 두 개를 케이블로 잇는 수준까지 내려와 있습니다.
기성 제품의 제약 — 무엇이 아쉬운가
- 클라우드 종속: 데이터가 제조사 서버를 거칩니다. 인터넷이 끊기면 기록도 끊기고, 서비스가 종료되면 기기가 벽돌이 될 수 있습니다.
- 데이터 접근 제한: 원시 데이터는 주지 않고 가공된 요약만 보여주거나, API 이용에 개발자 계정·기간 제한(무료 플랜은 로그 7일 보관 등)이 붙습니다.
- 폐쇄 구조: 판정 알고리즘과 민감도를 사용자가 들여다보거나 바꿀 수 없습니다.
- 프라이버시: 침실의 재실·수면 데이터가 외부 서버로 나간다는 사실 자체가 불편한 분도 있습니다.
DIY의 재료 — 보드 하나, 모듈 하나
구성은 놀랄 만큼 단순합니다. 두뇌 역할의 ESP32(와이파이 되는 소형 마이크로컨트롤러 보드, 5천 원~1만 원대)와, 눈 역할의 mmWave 레이더 모듈을 연결하면 끝입니다. 모듈은 목적에 따라 고릅니다.
| 모듈 계열 | 대역 | 할 수 있는 것 | 대략 가격대 |
|---|---|---|---|
| HLK-LD2410 계열 | 24GHz | 재실·미세움직임 감지 (호흡·심박 없음) | 수천 원 |
| Seeed MR60BHA 계열 | 60GHz | 호흡수 + 심박수 + 재실 — 수면 모니터링용 | 3~5만 원 (ESP32 포함 키트) |
| DFRobot C1001 등 | 60GHz | 재실 + 수면 상태 감지 모드 | 3~5만 원 |
수면·심박이 목적이라면 60GHz 계열을 골라야 합니다. 24GHz 재실 센서는 훌륭한 자동화 부품이지만 바이탈 신호는 잡지 못합니다. 키트형 제품은 커넥터 체결만으로 조립이 끝나 납땜이 필요 없습니다.
펌웨어 — ESPHome이면 코딩도 거의 없다
오픈소스 펌웨어 ESPHome은 설정 파일(YAML) 몇십 줄로 센서 값을 읽어 와이파이로 내보내 줍니다. 주요 mmWave 모듈들은 이미 지원 컴포넌트가 있어 "붙이고, 설정 붙여넣고, 굽는" 흐름으로 동작합니다. 데이터는 내 공유기 안에서만 흐르고, MQTT나 로컬 API로 어디로든 보낼 수 있습니다. Home Assistant 같은 오픈소스 허브에 물리면 보관 기간 무제한의 초 단위 기록, 자동화(기상 감지 시 조명 켜기), 그래프까지 따라옵니다.
정직한 비교 — 완제품 vs DIY
| 완제품 (Tuya 등) | DIY (ESP32 + 모듈) | |
|---|---|---|
| 설치 난이도 | 앱 등록만 | 반나절의 학습과 설정 |
| 데이터 소유 | 제조사 클라우드 경유 | 100% 로컬, 원시 데이터 |
| 보관 기간 | 플랜에 따라 제한 | 무제한 (내 저장소) |
| 수면 단계 추정 | 제조사 알고리즘 내장 | 기본 제공 없음 — 호흡·심박·움직임에서 직접 해석 |
| 지속 가능성 | 서비스 종료 위험 | 부품이 살아 있는 한 영원 |
요약하면 완제품은 "편리하지만 셋방살이", DIY는 "손이 가지만 내 집"입니다. 제조사가 튜닝한 수면 단계 알고리즘이 필요하면 완제품이, 원시 데이터와 독립성이 중요하면 DIY가 답입니다. 둘을 병행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 완제품으로 시작해 개념을 익히고, DIY로 확장하는 경로가 진입 장벽이 가장 낮습니다.
시작하는 사람을 위한 조언
- 첫 프로젝트는 키트형(보드+모듈 일체)으로 시작하세요. 배선 실수라는 최대 좌절 요인이 사라집니다.
- 설치 위치·감도 튜닝에 시간이 듭니다. 레이더 원리 글의 설치 요령(침대 옆 0.5~1.5m, 가슴 높이, 흔들리는 물체 회피)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 ESP32와 대부분의 IoT 모듈은 2.4GHz 와이파이에 붙습니다. 완제품이든 DIY든 이 점은 같으니 공유기에서 2.4GHz가 켜져 있는지만 확인하세요(별도 설정은 필요 없습니다).
- DIY 기기는 인증받은 의료기기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생활 기록과 학습을 위한 도구로 쓰고, 건강 판단은 검증된 측정(혈압계, 진료)과 함께 하세요.
기록 관점에서 보면 어느 쪽이든 종착지는 같습니다 — 밤의 데이터가 아침의 행동(기상 직후 혈압 측정)으로 이어지는 것. HealthLog 앱은 SomniNote(60GHz 레이더 탑재 안드로이드 앱) 연동을 기본 제공하며, 그 세션 JSON 형식을 그대로 받는 파일 가져오기 경로가 열려 있어 DIY 센서로 같은 형식을 만들어 붙이는 확장도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