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노트 · 수면
레이더로 잠을 잰다고? 60GHz 수면 추적의 원리
손목 밴드도, 침대 밑 매트도 아닌, 침대 옆 선반의 작은 상자가 내 수면을 기록한다 — 60GHz 밀리미터파(mmWave) 레이더 수면 센서 이야기입니다. 자동차의 충돌 방지 레이더와 같은 계열의 기술이 어떻게 침실로 들어와 호흡과 심박을 읽는지, 원리와 한계를 정리했습니다.
밀리미터파가 미세한 움직임을 읽는 방법
레이더는 전파를 쏘고 반사되어 돌아온 신호를 분석합니다. 60GHz 대역의 파장은 약 5mm로 매우 짧아서, 반사면이 1mm도 안 되게 움직여도 되돌아온 신호의 위상(phase)이 측정 가능하게 변합니다. 사람이 숨을 쉴 때 가슴은 수 mm 오르내리고, 심장이 뛸 때 체표면은 그보다 훨씬 미세하게 진동합니다(심탄도라 부르는 신호와 유사). FMCW라 불리는 변조 방식으로 거리별 신호를 분리한 뒤, 호흡 대역(분당 수 회)과 심박 대역(분당 수십 회)의 주기 성분을 걸러내면 호흡수와 심박수가 추정됩니다.
수면 단계는 '추정'이다
의학적 수면 단계 판정은 뇌파가 기준입니다. 레이더는 뇌파를 볼 수 없는 대신, 몸 움직임의 빈도, 호흡의 규칙성, 심박변이 같은 간접 신호로 얕은 잠·깊은 잠·렘수면을 추정합니다. 경향성을 보는 데는 유용하지만 수면다원검사를 대체하지는 못합니다. "지난주보다 깊은 잠 비율이 줄었다" 같은 상대 비교로 활용하는 것이 올바른 사용법입니다.
비접촉 방식의 장점
- 몸에 아무것도 착용하지 않으므로 매일 밤 충전·착용을 잊을 일이 없습니다. 수면 추적은 꾸준함이 생명이라 이 차이가 큽니다.
- 카메라가 아니라서 영상이 없고, 어둠·이불 속에서도 동작합니다.
- 재실 감지를 겸해 침대에 들어온 시각과 벗어난 시각(취침·기상)이 자연스럽게 기록됩니다.
- 출력 전력은 통신용 기기 수준으로 매우 낮습니다.
한계와 잘 쓰는 요령
- 네트워크 요건은 단순합니다 — 인터넷 되는 2.4GHz 와이파이에 연결만 되면 끝입니다. 포트포워딩 같은 공유기 설정은 필요 없고, 등록 후에는 폰이 같은 와이파이에 있을 필요도 없습니다. 단, 이런 기기 대부분이 5GHz 전용 네트워크에는 붙지 않으니 페어링이 안 되면 2.4GHz 활성 여부부터 확인하세요.
- 감지 범위에 한 사람이 원칙입니다. 둘이 자는 침대에서는 가까운 쪽 사람 위주로 잡히거나 신호가 섞일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도 마찬가지.
- 선풍기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 침대 옆 로봇청소기처럼 주기적으로 움직이는 물체는 오탐 요인입니다.
- 설치는 대체로 침대 옆 0.5~1.5m, 가슴 높이에서 몸통을 향하게 하는 것이 무난합니다(제품 설명서 우선). 머리맡보다 옆이 호흡 신호를 잡기 좋습니다.
- 침대에서 책을 오래 읽는 습관이 있다면 "누워 있음"이 수면으로 잡힐 수 있음을 감안하고 보세요.
기록과 만나면 쓸모가 완성된다
센서가 모은 데이터는 다른 건강 기록과 연결될 때 가치가 커집니다. 야간 평균 심박이 유난히 높았던 밤, 호흡이 불안정했던 밤, 중간 기상이 잦았던 밤과 다음 날 아침 혈압·혈당을 나란히 보는 것이죠. HealthLog 앱은 SomniNote(60GHz 레이더 탑재 안드로이드 앱)가 잰 밤을 받아 수면 기록(취침·기상)과 야간 심박·호흡 평균을 저장하고, 아침이 되면 "기상 직후 혈압 측정" 안내로 이어줍니다.